일본 워킹홀리데이 여행기 제1화 <1> / 2011. 01. 26.

§ 일시 : 2011년 01월 26일 수요일
§ 장소 : 아이치 현 이누야마 시 이누야마 성 (愛知県犬山市犬山城) 일대




내가 전국시대 덕후는 아닌데 그냥 왠지 모르게 일본 성이나, 옛날 일본의 마을 거리 같은 걸 좋아해.
그냥 그런 것들을 보기만 해도 일본에 온 느낌이 든다. 정감도 들고. 그렇게 해서 가까운 곳을 이리저리 조사해 본 결과 나고야에서 전철타고 1시간도 안되는 거리에 이누야마 시라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.

아직 일자리도 구하지 않은 상태였고, 처음 몇주간은 적응도 할 겸, 여행이나 다녀볼까 싶어서 짐 놔두고 그냥 카메라 들고 아무데나 쏘다니고 있었어. 나고야 역에서 메이테츠 (名鉄) 타고 북으로 1시간 덜 되게 달리면 이누야마 시에 도착한다.



[여행의 시작, 메이테츠 이누야마 역]



[뒤를 돌아보면 보이는 평범한 중소도시의 거리]


솔직히, 교복이 꼴려서 찍었다고는 말 못하겠다. 이미 다 적었지만.
미안. 교복 덕후라서.

위 지도에서 이누야마 역이 적혀진 곳에서 서쪽으로 본 거리야. 거기서 서쪽으로 걷다가, 오른쪽으로 쭉 걸으면 일본에서의 첫번째 여행지인 이누야마 성으로 가는 길이 되지.



[이누야마 성으로 가는 길]


아까도 말했듯이, 나는 그냥 이런 길이 좋아. 이런 길이 있는 곳이라면 난 정말 의미없는 여행지라도 그냥 카메라 들고 나서긴 한다.
왠지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지.




[이누야마 성 앞의 관문, 하리츠나 신사]


더불어 나는 일본의 신사가 너무 좋아. 그냥 가서 앉아만 있어도 치유되는 느낌이 있다.
물론 신사 갈때는 전에 충분한 조사가 있어야 해. 어떤 신을 모시고 있는지. 아무래도 난 김치맨이잖아? 자칫 전범을 모시고... 모신다는 표현도 그렇나, 여튼 전범을 안에 데려다 두고 있는 신사에 자칫 참배했다간 스시맨이 되어버렷...!



[이누야마 성]


첫 여행이라 설레였던지, 아침에 눈이 졸라 빨리 떠지더라고. 그래서 눈 뜬 김에 설렌 마음을 안고 갔는데, 아직 성이 문을 안열었어욬ㅋㅋ
9시부터 문을 연대. 김치맨 한명이 8시 반부터 입구 앞에서 어슬렁어슬렁 거리니까 관광객이냐고, 그렇다고 하니까, 그냥 들어가래. ㅋㅋ
그래서 들어갔더니 보이는 크고 아름다운 성이 눈 앞에 있더라. (사실 크진 않다. x만함)

자세한 건 (http://ko.wikipedia.org/wiki/%EC%9D%B4%EB%88%84%EC%95%BC%EB%A7%88_%EC%84%B1) 여기를 참조하시게.
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일단 일본에서 현존하는 제일 오래된 성이란다. (나머지는 2차 세계대전때 날아가거나 지진크리로 풀싹 주저않아서 다시 지은게 태반)
그리고 알다시피, 큰 성, 오사카 성이나 요런데 가 보면 전부 내부는 공사 다 해서 전시관처럼 만들어 놨지만, 이누야마 성 천수각은 옛날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서 옛 정취도 느낄 수 있지.



[이누야마 성 천수각 위에서 보이는 키소가와]


아이치 현에서 제일 큰 강, 키소가와 (木曾川).

풍경도 좋고 애늙은이처럼 강을 보면서 정취를 느끼고 있었는데, 아까 말했듯이 난 입장 시간 전에 들어와버려서, 아직 관리인 할아버지가 청소를 하고 있었어. 그런 나를 보더니 어디서 왔냐고, 아 한국인입니다, 하고 말하니까 자기도 10년전에 한국에 간 적이 있다고.
한국은 매우 뜨거운 나라라고, 난 여지껏 그런 역동적인 나라를 본 적이 없다, 전쟁과 일제 강점 덕분에 옛 문화재가 많이 소실되었지만, 한국은 참 멋진 나라다, 등등을 들으니 왠지 반도의 자부심이 생겨서 너무 좋았다.
평일 아침이라 그런지 관광객도 별로 없었고, 난 그자리에서 그 할배랑 1시간동안 얘기를 나눴다. 마지막엔 강을 배경으로 사진도 한 장 찍어주시더라.



[뭘보냥]


돌아오는 길에 찍은 냥이. 긔엽긔...

제1화의 1편은 여기까지, 2편은 이누야마 시 메이지무라 편.